2027년 농식품부 예산 22조 2215억…증가율 10.4% '2000년 이후 최대'
농특세 세입 1년 새 180% 늘어 재원 확보…신규사업 40개 1조 7551억원 농지·농안·FTA 3개 기금 통합해 ‘농업발전기금’ 설치, 누적 채무 약 3조 1000억 상환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은 2024년 18조 3392억 원, 2025년 18조 7416억 원, 2026년 20조 1362억 원으로 늘어왔다. 연간 증가액은 2025년 4024억 원, 2026년 1조 3946억 원이었다. 2027년 정부 예산안은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난다. 전년 대비 2조 853억 원(10.4%) 늘어난 22조 2215억 원으로,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00년 이후 가장 크다. 종전 최고 증가율은 2002년 9.4%, 최고 증가액은 2026년 1조 3946억 원이었다.
재원을 만든 것은 농어촌특별세다. 농특세 세입은 2025년 7월 누적 4조 6376억 원에서 2026년 7월 누적 12조 9876억 원으로 8조 3500억 원(180.1%) 늘었다. 농식품부는 이 재정 여력을 기존 핵심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에 배분했다.
예산안에 잡히지 않은 채무 정리분도 있다. 농지관리·농산물가격안정·FTA·축산발전 4개 기금이 그동안 쌓아온 채무 약 3조 1000억 원을 2027년에 일시 상환한다. 이를 포함하면 2027년 농식품부 예산 규모는 25조 3081억 원, 전년 대비 25.7%(5조 1719억 원) 증가한 것이 된다. 2026년 8월 기준 이들 기금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 잔액은 3조 1000억 원 수준이며, 연간 이자 부담만 12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지출 성격별로는 재량지출이 16조 524억 원에서 18조 289억 원으로 12.3% 늘었다. 인건비 등과 의무지출을 합한 경직성 예산은 4조 838억 원에서 4조 1926억 원으로 2.7% 증가했다. 신규사업은 40개 1조 7551억 원(세부사업 20개 8294억 원·내역사업 20개 9257억 원)으로, 53개 5305억 원이던 2026년 본예산과 견주면 사업 수는 13개 줄고 예산은 3.3배로 불었다.
직불 3조 시대…가격안정제 91억 첫 도입
공익직불 예산이 2조 9703억 원에서 3조 615억 원으로 늘어 3조 원대에 진입한다. 기본형 직불은 비진흥지역 밭 지급단가를 ha당 138만~150만 원에서 170만~187만 원으로 최대 25% 올려 논 지원 수준에 맞춘다. 전략작물직불은 4196억 원에서 4568억 원으로 늘리고, 실질적 휴경 효과가 있는 녹비를 3000ha(ha당 150만 원) 규모로 새로 도입한다. 친환경농업직불은 407억 원에서 641억 원으로, 동물복지축산직불은 산란계·양돈을 대상으로 34억 원 규모로 시범 도입된다.
주요 농산물의 평균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낮으면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하는 농산물 가격안정제가 91억 원(신규)으로 처음 편성됐다. 가격안정제는 의무지출로 분류됐다.
재해 분야에서는 농업재해보험 지원이 8871억 원에서 9568억 원으로 늘고, 보험 운영이 어려운 4개 품목군을 대상으로 농작물 준보험이 77억 원 규모로 신설된다. 농업인 안전재해보험 보장 수준은 산재보험 수준으로 높여 956억 원에서 1228억 원으로 확대한다. 가뭄 대응을 위한 양수장 시설개선 예산은 246억 원에서 2509억 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공동영농법인 6곳→36곳, 필수농자재 지원체계 신설
공동영농법인은 누적 6개소에서 36개소로 늘리고 시설·장비 구축 지원을 26억 원에서 228억 원으로 확대한다. 또한 저리 융자(신규·504억 원)로 운영·투자 자금을 지원한다.
2027년 12월 필수농자재법 시행에 맞춰 가격·수급 정보를 상시 수집·분석하는 지원체계 구축에 12억 원(신규)이 편성됐다. 무기질비료 공공비축의 적정 규모·운영 방식을 설계하기 위한 연구·실증에 10억 원(신규), 비료 사용체계 개선 실증지구 3300ha 조성에 11억 원(신규)이 반영됐다. 비료 원료구매자금 융자 규모는 2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개별 농가가 구비하기 어려운 트랙터 등 고가·대형 농기계를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시·군 통합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1개소·12억 원 규모로 신규 운영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35개 군으로…국비 비율 50%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예산이 1조 165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상은 2026년 본예산 10개 군, 추경 포함 17개 군에서 2027년 35개 군으로 확대된다.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의 절반 수준이다. 대상 지역 주민에게는 월 15만 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국비 보조율은 40%에서 50%로 오르고 광역·기초 부담은 각각 30%에서 25%로 낮아진다.
민간 출연 중심으로 조성돼 온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에는 정부 출연금 2000억 원이 처음 반영됐다. 농촌형 교통서비스는 290억 원에서 724억 원으로 늘려 AI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 모델을 82개 군으로 확산한다. 농지연금은 2766억 원에서 3444억 원으로 확대된다.
3개 기금 통합 ‘(가칭)농업발전기금’ 설치
농식품부는 연내 법 제정을 거쳐 농지관리기금·농산물가격안정기금·FTA기금 3개를 통합한 ‘(가칭)농업발전기금’을 설치한다. 농식품부가 운용 중인 7개 기금 가운데 목적·대상이 한정되거나 통합 실익이 없는 기금은 현행대로 둔다.
통합기금은 농지보전부담금, TRQ 수입자 부담금 등 기존 재원에 더해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전입금을 새 재원으로 확보한다. 농특회계 전입금은 2026년 본예산 7040억 원(수정 8128억 원)에서 2027년 예신안은 4조 7819억 원으로 늘어난다. 통합 시점에 과거 채무를 일시 정리하고, 2027년 발생이 예상되는 결손은 농특회계 여유자금 전입으로 보전한다. 운영은 농식품부가 직접 맡되 자금관리는 농어촌공사·aT·종자원 등에 위탁하며, 형식적 통합이 아닌 실질 통합을 위해 단일계정으로 운영한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통합기금 총계는 2027년 예산안 기준 8조 8332억 원으로 2026년 본예산 6조 3580억 원 대비 38.9% 늘어난다. 총지출은 6조 2851억 원(14.6% 증가) 규모다. 주요 지출은 맞춤형농지지원 2조 3057억 원, 산지유통종합자금 6179억 원, 농업발전종합자금 2164억 원(순증),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 출연 2000억 원(순증)이다.
축산발전기금은 통합 대상에서 빠졌다. 2027년 운용 규모는 2조 7766억 원으로 2026년(1조 1215억 원) 대비 147.6% 늘어나는데, 이 가운데 1조 5377억 원이 공자기금 원금(1조 5138억 원)·이자(239억 원) 상환 등 정부내부지출이다.
농식품바우처 18만 가구로…동물복지진흥원 설립 추진
농식품바우처는 740억 원에서 866억 원으로 늘려 대상을 16만 1000가구에서 18만 가구로, 1인 가구 단가를 월 4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고 수산물을 지원 품목에 추가한다.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은 111억 원에서 174억 원으로 늘려 식수를 540만식에서 570만식으로 확대하고 국비 지원단가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높인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은 158억 원에서 314억 원으로 기간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난다.
동물복지 분야에서는 ‘동물복지진흥원’ 설립 추진에 10억 원(신규), ‘(가칭)동물의료정보통합관리시스템’ 구축에 39억 원(신규)이 편성됐다. 2027년 개 식용 종식 이행을 위한 잔여 소요 316억 원도 반영됐다.